1.울타리는 말뚝 하나하나가 줄지어 늘어선 것이고, 나뭇잎은 셀 수 없이 미세한 요소가 합쳐진 것이다. 집과 벽, 강둑은 건축 자재의 질감이 드러나야 하는 반면 구름은 모호한 윤곽선으로 보여야 한다.
어떤 대상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그것이 보이는 모습을 일치시키는 것이 루소의 목표였기 때문에 그는 르네상스 이후 일반화된 선원근법을 써서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공간감을 구현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Rendez vous in the Forest]

2.’소박파’로 불리는 자신의 작품을 더욱 수수께끼처럼 만들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

3.거리에 따라 사물을 배열하고 멀어질수록 크기를 작아지게 표현하여 익숙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부두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화물과 바지선, 퐁데자르, 건물과 섬의 노트르담 대성당 등은 완전히 낯설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창출한다. 어떤 것도 정상적이지 않다. 차가운 청록빛 색조는 방수천으로 덮인 화물 더미를 묘하게 어슴푸레한 달빛 풍경으로 바꿔놓았다. 다리는 부두와 연결된 어떤 접합점도 없이 얼어붙은 것 같은 강 위에 떠 있다. 물에 비친 빛은 다리의 가스등 불빛이 반사된 거지만 가스등과는 별도의 존재감을 지닌다. 작은 삼색기가 달린 배의 돛대는 파리 시내의 지붕, 굴뚝, 탑과 조화를 이루며 청명한 밤하늘에 솟아 있지만, 다리와의 공간감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에밀 졸라의 [작품]의 주인공 클로드 랑티에가 바로 이 장소에서 경험했던 대도시의 부산한 일상과는 동떨어진 평화로움이 루소의 그림에 흐른다. 이 정물 속에 루소는 자신의 모습을 무대 중앙에 그려 넣었다. 낮과 밤, 외부 현실과 내부 현실, 루소가 꿈꾸는 것과 타파하고 싶은 미의식의 경계선에 자신의 모습을 배치한 것이다.이와 같이 눈에 보이는 광학적 세계와 몽환적 세계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전통주의자와 전위미술가들이 이 마법 같은 별세계의 창조자에게 만장일치로 ‘소박파’ 라는 꼬리표를 붙인 근거가 되었다.
[View of the Ile Saint-Louis seen from Port Saint-Nicolas, 1888]

4.루소는 선원근법을 완벽하게 터득하지 못했지만 공간감이 느껴지는 친숙한 환영을 표현하고 싶어했다. 이런 이유로 생루이 섬 풍경에 등장하는 사물들은 본의 아니게 평면적으로 변형되었고 각각의 모티프는 하나의 중심점 없이 동등한 비중으로 나열되었다.
: 어긋난 듯한 그의 원근법, 소실점 등이 재미있다. 인물이나 사물을 거의 정면이나 측면에 가깝게 그리고 원근법은 어긋나있다.

5.두아니에는 직관적으로 ‘현실 세계로 난 창열기’를 그만두고 표면과 부분의 전통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렸다.

6.형식적으로는 인상주의가 추구하는 순수한 지각, 그리고 후기 인상주의가 추구하는 구조화된 평평한 화면이라는 두 측면을 종합하는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화면이 평평하고 물감이 두껍게 칠해져 있어서 엷은 초록색은 공기와 생생한 빛을 암시하지만, 사실 그 어떤 것도 사실적으로 묘사된 것은 없다. 이 풍경은 자연에 대한 정확한 관찰을 전제로 했지만, 스쳐 지나가는 순간은 포함하지 않았다.

7.대신 하나의 그림에 몇 가지 표현 형식이 공존 하도록 했다. 자신이 관찰한 것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았다.
(중략)
그는 자신이 관찰한 것을 관찰한 방식으로 그렸고, 지적인 의혹이나 목적에 흔들리지 않았다.
(중략)
다른 미술가들이 본성보다는 이론을 따를 때 본성을 따랐던 루소의 ‘소박하게’ 성취된 직관적 구성은 엄청난 노력과 더불어 이성적인 사고의 속박에서 벗어났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8.루소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우의화를 이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림의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그는 부제를 달곤 했다. 그림에 맡기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그림의 서사적 의미를 말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 알레고리가 오도되는 것을 막고자 했던 것이다.
(중략)
정식 교육을 받지 않은 화가라는 자신의 위치를 의식해서 루소는 대중미술과 민속 미술의 사례나 기법을 택했다.

9.루소는 부르주아 문화를 상징하는 전통적 인물과 함께, 지상낙원을 상징하는 공원이라는 명확한 알레고리를 표현했다.
(중략)
루소의 유일한 목적은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피리 선율이 흐르는 행복한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때 묻지 않은 세계를 동경하는 루소의 순진무구한 욕구는 끝이 없었다.
:문득 이러한 세상을 동경하는 (나포함) 사람들이 현실과는 거리감을 둔 세상을 바라기에 오히려 더 무차별적이고 폭력적으로 세상을 뜯어 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답네.

10.**[Henri Rousseau, The Football Players]
위에서 내려다 본 시점과 정면에서 바라본 시점이 동시에 등장한다.
: 한국화 산수에서의 부감법, 정면에서 바라본 시점을 섞은 몽유도원도?
: 단일 평면에 복합시점을 취하는 방법. (동양산수 뿐 아니라, 피카소, 브라트, 레제의 초기 입체주의)

11.보수적이면서 민주적이었던 루소는 세계 정세가 질서와 균형을 찾기를 바랐다.
(중략)
영원히 지속되는 일요일과 세계평화는 루소가 한가로운 풍경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것이다.
(중략)
첫번째로 루소는 클레망, 제롬, 카바넬, 부그로 등의 아카데미 화가들을 동경했다. 이 아카데미 화가들에게도 스케치는 작품 완성을 위한 준비 단계였다. 이런 의미에서 루소는 전통주의자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엄격함과 정밀함을 추구하는 루소는 오브제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그렸는데, 이는 인상주의자들에게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거였다. 루소는 현실을 실제적이고 확고하며 절대적인 것으로 화폭에 새겨 넣었다. 전경에 있는 사물들은 객관화되고 그것이 무엇인가 하는 정체성은 변하지 않는다. 움직임은 멈추고 시간은 정지된다. 환영은 일종의 도상이 되고 명확한 표면이 된다.
[The Banks of the Oise]
[View of the Pont de Sevres]

12.루소는 기술 부족에서든 뭐든 피할 수 없다면 왜곡을 과장했고, 그 결과 일어난 손상은 성상파괴주의자를 연상시킬 정도로 상렬하다. 루소가 그린 <전쟁>은 세상 끝의 폭력과 죽음에 대한 환각이다.

13.루소는 자신의 첫 정글 그림인 1891년 작품 <놀람!>으로 벨에포크 시기에 가장 유행했던 이국적 장르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루소는 자신만의 예쑬적인 방법으로 오리엔트 화가들과 경합하고자 하는 충동이 강했다.
(중략)
루소는 언제나 정치적 알레고리를 염두에 두었다. <전쟁>처럼 <잠자는 집시>에도 정치적 알레고리가 숨겨져 있는데 그것은 바로 국가의 평화와 프랑스의 식민지 지배력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이 그림에는 눈속임뿐인 휴지 상태, 즉 평화와 폭력적 위협 사이의 갈등이 두아니에의 개인적 신화 전체에 스며들어 있다. 루소는 단조로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에서 이국적 주제를 좇았으며 거대한 미스터리에 현혹되었다.
: 지금의 그 이국이란 어디일까?
[The Sleeping Gipsy]

14.**사진을 이용해 지명 수배자의 얼굴은 재구성하는 것처럼, 측정을 통해 닮게 그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루소의 신념은 독특한 초상화 양식을 낳았다. 아이들의 초상화에서 루소의 전형적인 초상화 구성을 파악할 수 있다. 정면을 향해 있는 인물들은 처음 스케치 선 그대로 명확한 윤곽선으로 자세가 고정되어 있다. 루소는 제일 중요한 얼굴부터 그리기 때문에 ‘일본풍’인 머리 아래는 몸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간이 거의 없다. 손이나 들고 있는 물건, 옷의 무늬, 다리 등의 세부는 압축적으로 표현했다.루소는 원근법을 적용하지 않고 덧붙이는 방법으로 그렸기 때문에 인물은 퍼즐 조각처럼 분리되어 보인다. 이러한 왜곡은 기법적으로 숙달되지 못한 탓이기도 하지만, 입체주의를 예고하는 가장 놀라운 방법이기도 했다.

15.**평면성과 세부묘사에 대한 집착 때문에 루소가 그린 초상화의 모델은 모두 엉망이 되었다. 나뭇잎을 그리든 다리의 아치를 그리든 사람을 그리든 루소는 언제나 직관적으로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리얼리티를 부정하고 대신 현대적 양식이라는 마법의 공식을 성취했다. 초상화에 적용된 마법의 공식은 마법에 걸린 ‘사물’이 인형극에서 뛰쳐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주제가 되는 세계의 핵심만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16.**사진가처럼 루소는 모든 움직임을 정지시키고 엄숙한 순간을 포착했다. 루소는 그림이 격식을 갖출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취했다. 단순한 윤곽선과 흑백 대비를 통해 정지된 사람들에게 결속력을 부여했다.

17.**[Artillerymen, 1893~ 1895]

18.**[The Snake Charmer, 1907]
‘여백에 대한 공포’
여러 재료가 섞인 장식물은 인물이나 공간을 그릴 때면 부닥치곤 했던 미숙함을 완벽하게 감출 수 있는 복합시점 양식으로 거듭났다. 이 효과는 평면에서 성취되었다.

19.**식물의 잎은 기본 구조를 이용해서 무한 반복의 가능성, 변동성, 연속성, 증식성을 보여주었고,
:식물 촬영후 변조-몇가지 Variation 을 구성후 템플릿처럼 활용

20.**[The Dream, 1910]
: 일월오봉도, 몽유도원도 활용
: Exotic Landscape, Fight between Gorilla and Indian / Negro attacked by a Jaguar (형식)

21.**두아니에는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자연과 이국적인 야생에 대한 19세기의 동경과 결부시키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매혹적인 꿈나라 여행의 닻을 올렸다.
(중략)
정글 그림에서 자주 등장하는 폭력에 대한 편애는 루소의 내면에 숨겨진 거친 본성을 암시한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루소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평온한 황금시대의 천진난만한 원시인이라기보다는 호머와 헤시오도스가 묘사한 거친 야만인이다.

22.**루소와 Bobby Caldwell 의 앨범 커버에서 보이는 공통점, 그 안에서 내가 안정을 느끼는 포인트는? 새벽? 어스름? 달? 구조?